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ホーム韓国語韓国短編小説:ソウル、1964年の冬(会話体2)

우리는 각자 계산하기 위해서 호주머니에 손을 넣었습니다. 그때 한 사내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우리 곁에서 술잔을 받아 놓고 연탄불에 손을 쬐고 있던 사내였는데, 술을 마시기 위해서 거기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불이 쬐고 싶어서 잠깐 들렀다는 꼴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법 깨끗한 코트를 입고 있었고 머리엔 기름도 얌전하게 발라서 카바이드의 불꽃이 너풀댈 때마다 머리칼의 하이라이트가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디선지는 분명하지는 않았지만 가난뱅이 냄새가 나는 서른 대여섯 살짜리 사내였습니다. 아마 빈약하게 생긴 턱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유난히 새빨간 눈시울 때문이었을까요. 그 사내가 나나 안(安) 중의 어느 누구에게라고 할 것 없이 그냥 우리 쪽을 향하여 말을 걸어 온 것입니다.

"미안하지만 제가 함께 가도 괜찮을까요? 제게 돈은 얼마 있습니다만……"이라고 그 사내는 힘없는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그 힘없는 음성으로 봐서는 꼭 끼워 달라는 건 아니라는 것 같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와 함께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나와 안은 잠깐 얼굴을 마주 보고 나서

"아저씨 술값만 있다면……"이라고 내가 말했습니다.

"함께 가시죠."라고 안도 내 말을 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하고 그 사내는 여전히 힘없는 음성으로 말하면서 우리를 따라왔습니다.

안은 일이 좀 이상하게 되었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나 역시 유쾌한 예감이 들지는 않았습니다. 술좌석에서 알게 된 사람끼리는 의외로 재미있게 놀게 되는 것을 몇 번의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대개의 경우, 이렇게 힘없는 목소리로 끼여드는 양반은 없었습니다. 즐거움이 넘치고 넘친다는 얼굴로 요란스럽게 끼여들어야만 일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갑자기 목적지를 잊은 사람들처럼 사방을 두리번거리면서 느릿느릿 걸어갔습니다. 전봇대에 붙은 약 광고판 속에서는 예쁜 여자가 춥지만 할 수 있느냐는 듯한 쓸쓸한 미소를 띠고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어떤 빌딩의 옥상에서는 소주 광고의 네온사인이 열심히 명멸하고 있었고, 소주 광고 곁에서는 약 광고의 네온사인이 하마터면 잊어버릴 뻔했다는 듯이 황급히 꺼졌다간 다시 켜져서 오랫동안 빛나고 있었고, 이젠 완전히 얼어붙은 길 위에는 거지가 돌덩이처럼 여기저기 엎드려 있었고, 그 돌덩이 앞을 사람들이 힘껏 웅크리고 빠르게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종이 한 장이 바람에 휙 날리어 거리의 저쪽에서 이쪽으로 날아오고 있었습니다. 그 종잇조각은 내 발밑에 떨어졌습니다. 나는 그 종잇조각을 집어들었는데 그것은 '미희(美姬) 서비스, 특별 염가(特別廉價)'라는 것을 강조한 어느 비어 홀의 광고지였습니다.

"지금 몇 시쯤 되었습니까?"하고 힘없는 아저씨가 안에게 물었습니다.

"아홉 시 십 분 전입니다."라고 잠시 후에 안이 대답했습니다.

"저녁들은 하셨습니까? 난 아직 저녁을 안 했는데, 제가 살 테니까 같이 가시겠어요?"하고 힘없는 아저씨가 이번엔 나와 안을 번갈아 보며 말했습니다.

"먹었습니다"하고 나와 안은 동시에 대답했습니다.

"혼자서 하시죠"라고 내가 말했습니다.

"그만 두겠습니다." 힘없는 아저씨가 대답했습니다.

"하세요. 따라가 드릴 테니까요."안이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럼……"

우리는 근처의 중국 요릿집으로 들어갔습니다. 방으로 들어가서 앉았을 때, 아저씨는 또 한 번 간곡하게 우리가 뭘 좀 들 것을 권했습니다. 우리는 또 한 번 사양했습니다. 그는 또 권했습니다.

"아주 비싼 걸 시켜도 괜찮겠습니까?"라고 나는 그의 권유를 철회시키기 위해서 말했습니다.

"네, 사양 마시고." 그가 처음으로 힘있는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돈을 써 버리기로 결심했으니까요."

나는 그 사내에게 어떤 꿍꿍이속이 있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들어서 좀 불안했지만, 통닭과 술을 시켜 달라고 했습니다. 그는 자기가 주문한 것 외에 내가 말한 것도 종업원에게 청했습니다. 안은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나를 보았습니다. 나는 그때 마침 옆방에서 들려 오고 있는 여자의 불그레한 신음 소리를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 형도 뭘 좀 드시죠?"라고 아저씨가 안에게 말했습니다.

"아니 전……."안은 술이 다 깬다는 듯이 펄쩍 뛰고 사양했습니다.

우리는 조용히 옆방의 다급해져 가는 신음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전차의 끽끽거리는 소리와 홍수 난 강물 소리 같은 자동차들의 달리는 소리도 희미하게 들려 오고 있었고 가까운 곳에선 이따금 초인종 울리는 소리도 들렸습니다. 우리의 방은 어색한 침묵에 싸여 있었습니다.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는데요." 마음씨 좋은 아저씨가 말하기 시작했습니다. "들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오늘 낮에 제 아내가 죽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에 입원하고 있었는데……." 그는 이젠 슬프지도 않다는 얼굴로 우리를 빤히 쳐다보며 말하고 있었습니다.

"네에에." "그거 안되셨군요."라고 안과 나는 각각 조의를 표했습니다.

"아내와 나는 참 재미있게 살았습니다. 아내가 어린애를 낳지 못하기 때문에 시간은 몽땅 우리 두 사람의 것이었습니다. 돈은 넉넉하지 못했습니다만 그래도 돈이 생기면 우리는 어디든지 같이 다니면서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딸기철엔 수원에도 가고, 포도철에 안양에도 가고, 여름이면 대천에도 가고, 가을엔 경주에도 가보고, 밤엔 영화 구경, 쇼 구경하러 열심히 극장에 쫓아다니기도 했습니다……."

"무슨 병환이셨던가요?"하고 안이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급성 뇌막염이라고 의사가 그랬습니다. 아내는 옛날에 급성 맹장염 수술을 받은 적도 있고, 급성 폐렴을 앓은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만 모두 괜찮았는데 이번의 급성엔 결국 죽고 말았습니다……죽고 말았습니다."

사내는 고개를 떨구고 한참 동안 무언지 입을 우물거리고 있었습니다. 안이 손가락으로 내 무릎을 찌르며 우리는 꺼지는 게 어떻겠느냐는 눈짓을 보냈습니다. 나 역시 동감이었지만 그때 그 사내가 다시 고개를 들고 말을 계속했기 때문에 우리는 눌러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내와는 재작년에 결혼했습니다.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친정이 대구 근처에 있다는 얘기만 했지 한 번도 친정과는 내왕이 없었습니다. 난 처갓집이 어딘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었어요." 그는 다시 고개를 떨구고 입을 우물거렸다.

"뭘 할 수 없었다는 말입니까?" 내가 물었습니다.

그는 내 말을 못 들은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한참 후에 다시 고개를 들고 마치 애원하는 듯한 눈빛으로 말을 이었습니다.

"아내의 시체를 병원에 팔았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난 서적 외판원에 지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었습니다. 돈 사천 원을 주더군요. 난 두 분을 만나기 얼마 전까지도 세브란스 병원 울타리 곁에 서 있었습니다. 아내가 누워 있을 시체실이 있는 건물을 찾아보려고 했습니다만 어딘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냥 울타리 곁에 앉아서 병원의 큰 굴뚝에서 나오는 희끄무레한 연기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어떻게 될까요? 학생들이 해부 실습하느라고 톱으로 머리를 가르고 칼로 배를 째고 한다는데 정말 그러겠지요?"

우리는 입을 다물고 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환이 단무지와 양파가 담긴 접시를 갖다 놓고 나갔습니다.

"기분 나쁜 얘길 해서 미안합니다. 다만 누구에게라도 얘기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한 가지만 의논하고 싶은데, 이 돈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는 오늘 저녁에 다 써버리고 싶은데요."

"쓰십시오." 안이 얼른 대답했습니다.

"이 돈이 다 없어질 때까지 함께 있어 주시겠어요?" 사내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얼른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함께 있어 주십시오." 사내가 말했습니다. 우리는 승낙했습니다.

"멋있게 한번 써 봅시다."라고 사내는 우리와 만나 후 처음으로 웃으면서, 그러나 여전히 힘없는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중국집에서 거리로 나왔을 때는 우리는 모두 취해 있었고, 돈은 천 원이 없어졌고, 사내는 한쪽 눈으로는 울고 다른 쪽 눈으로는 웃고 있었고, 안은 도망갈 궁리를 하기에도 지쳐 버렸다고 내게 말하고 있었고, 나는 "액센트 찍는 문제를 모두 틀려 버렸단 말야, 액센트 말야"라고 중얼거리고 있었고, 거리는 영화에서 본 식민지의 거리처럼 춥고 한산했고, 그러나 여전히 소주 광고는 부지런히, 약 광고는 게으름을 피우며 반짝이고 있었고, 전봇대의 아가씨는 '그저 그래요'라고 웃고 있었습니다.

"이제 어디로 갈까?"하고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어디로 갈까?"안이 말하고,

"어디로 갈까?"라고 나도 그들의 말을 흉내 냈습니다.

아무데도 갈 데가 없었습니다. 방금 우리가 나온 중국집 곁에 양품점의 쇼윈도가 있었습니다. 사내가 그쪽을 가리키며 우리를 끌어 당겼습니다. 우리는 양품점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넥타이를 하나 골라 가져. 내 아내가 사주는 거야." 사내가 호통을 쳤습니다.

우리는 알록달록한 넥타이를 하나씩 들었고, 돈은 육백 원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우리는 양품점에서 나왔습니다.

"어디로 갈까?"라고 사내가 말했습니다.

갈 데는 계속해서 없었습니다. 양품점의 앞에는 귤장수가 있었습니다.

"아내는 귤을 좋아했다."고 외치며 사내는 귤을 벌여 놓은 수레 앞으로 돌진했습니다. 돈 삼백 원이 없어졌습니다. 우리는 이빨로 귤껍질을 벗기면서 그 부근에서 서성거렸습니다.

"택시!"사내가 고함쳤습니다.

택시가 우리 앞에서 멎었습니다. 우리가 차에 오르자마자 사내는, "세브란스로!"라고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소용없습니다."안이 재빠르게 외쳤습니다.

"안 될까?" 사내는 중얼거렸습니다. "그럼 어디로?"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어디로 가시는 겁니까?"라고 운전수가 짜증난 음성으로 말했습니다. "갈 데가 없으면 빨리 내리쇼."

우리는 차에서 내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중국집에서 스무 발짝도 더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거리의 저쪽 끝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가 나타나서 점점 가깝게 달려들었습니다. 소방차 두 대가 우리 앞을 빠르고 시끄럽게 지나쳐 갔습니다.

"택시!" 사내가 고함쳤습니다.

택시가 우리 앞에 멎었습니다. 우리가 차에 오르자마자 사내는, "저 소방차 뒤를 따라갑시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귤 껍질 세 개째를 벗기고 있었습니다.

"지금 불구경하러 가고 있는 겁니까"라고 안이 아저씨에게 말했습니다. "안 됩니다. 시간이 없습니다. 벌써 열 시 반인데요. 좀더 재미있게 지내야죠. 돈은 이제 얼마 남았습니까?"

아저씨는 호주머니를 뒤져서 돈을 모두 털어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안에게 건네줬습니다. 안과 나는 세어 봤습니다. 천구백 원하고 동전이 몇 개, 십 원짜리가 몇 장이 있었습니다.

"됐습니다." 안은 다시 돈을 돌려주면서 말했습니다. "세상엔 다행히 여자의 특징만 중점적으로 내보이는 여자들이 있습니다."

"내 아내 얘깁니까?"라고 사내가 슬픈 음성으로 물었습니다. "내 아내의 특징은 잘 웃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아닙니다. 종삼(鐘三)으로 가자는 얘기였습니다." 안이 말했습니다.

사내는 안을 경멸하는 듯한 웃음을 띠며 고개를 돌려 버렸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우리는 화재가 난 곳에 도착했습니다. 삼십 원이 없어졌습니다. 화재가 난 곳은 아래층인 페인트 상점이었는데 지금은 미용 학원 이층에서 불길이 창으로부터 뿜어 나오고 있었습니다. 경찰들의 호각 소리, 소방차들의 사이렌 소리, 불길 속에서 나는 탁탁 소리, 물줄기가 건물의 벽에 부딪쳐서 나는 소리. 그러나 사람들의 소리는 아무것도 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불빛에 비쳐 무안당한 사람들처럼 붉은 얼굴로 정물처럼 서 있었습니다.

우리는 발밑에 굴러 있는 페인트 통을 하나씩 궁둥이 밑에 깔고 웅크리고 앉아서 불구경을 했습니다. 나는 불이 좀더 오래 타기를 바랐습니다. 미용 학원이라는 간판에 불이 붙고 있었습니다. '원'자에 불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김 형, 우리 얘기나 합시다."하고 안이 말했습니다. "화재 같은 건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일 아침 신문에서 볼 것을 오늘 밤에 미리 봤다는 차이밖에 없습니다. 저 화재는 김 형의 것도 아니고 내 것도 아니고 이 아저씨 것도 아닙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화재엔 흥미가 없습니다. 김 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감입니다." 나는 아무렇게나 대답하며 이젠 '학'자에 불이 붙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아니 난 방금 말을 잘못했습니다. 화재는 우리 모두의 것이 아니라 화재는 오로지 화재 자신의 것입니다. 화재에 대해서 우리는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러기 때문에 난 화재에 흥미가 없습니다. 김 형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동감입니다." 물줄기 하나가 불타고 있는 '학'으로 달려들고 있었습니다. 물이 닿는 곳에선 회색 연기가 피어 올랐습니다. 힘없는 아저씨가 갑자기 힘차게 깡통으로부터 일어섰습니다.

"내 아냅니다."하고 사내는 환한 불길 속을 손가락질하며 눈을 크게 뜨고 소리쳤습니다. "내 아내가 머리를 막 흔들고 있습니다. 골치가 깨질 듯이 아프다고 머리를 막 흔들고 있습니다. 여보……."

"골치가 깨질 듯이 아픈 게 뇌막염의 증세입니다. 그렇지만 저건 바람에 휘날리는 불길입니다. 앉으세요. 불 속에 아주머님이 계실 리가 있습니까?"라고 안이 아저씨를 끌어 앉히며 말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안은 나에게 나지막하게 속삭였습니다. "이 양반, 우릴 웃기는데요."

나는 꺼졌다고 생각하고 있던 '학'에 다시 불이 붙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줄기가 다시 그곳으로 뻗어 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물줄기는 겨냥을 잘 잡지 못하고 이러 저리 흔들리고 있었습니다. 불은 날쌔게 '용'을 핥고 있었습니다. 나는 '미'까지 어서 불붙기를 바라고 있었습니고 그리고 그 간판에 불이 붙은 과정을 그 많은 불구경꾼들 중에서 나 혼자만 알고 있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때 문득 나는 불이 생명을 가진 것처럼 생각되어서, 내가 조금 전에 바라고 있던 것을 취소해 버렸습니다.

- 続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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